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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BO] 조부사장의 바이오텍 탈출기 - Prol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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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VNB 2023. 5. 8.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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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신약개발이라는 망망대해의 중간 어디쯤, 거기 노벨티노빌리티가 떠 있다.

 

 

벤처를 해서 성공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건, 그러니까 대략 15년 전 즈음이다. 28세가 되던 해 여름 난 세 번째 아들을 가졌고, 평범한 월급쟁이가 되는 길은 내 선택지에서 지워버려야 한다는 걸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수많은 "연(緣)"들 중에서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던 내가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벤처를 차려서 크게 키운 뒤 매우 합법적이고 정상적인 방법으로 그 곳에서 성공적으로 탈출하는 것 뿐이었다. 

 

탈출. 영어로 엑시트(Exit)라고 하면 좀 더 익숙하게 들릴까. 어감이 좀 이상하지만 이 탈출이라는 단어는 벤처를 하는 모든 사람의 공통된 목표이다. 보통 엑시트라고 하면 투자자의 출구전략을 의미하지만, 내 입장에서는 창업자의 - 혹은 나처럼 창업자는 아니지만 그에 준하는 사람의 - 탈출 전략을 의미한다. 쉽게 예를 들면, 기업공개(IPO)는 투자자의 탈출전략이지만 창업자의 그것은 아니다. 창업자는 기업을 매각(M&A)하거나 회사를 잘 키워서 굳이 창업자가 멱살을 잡아서 끌고 가지 않아도 알아서 잘 성장하는 단계까지 올려놓아야 비로소 무사히 탈출할 수 있다. 바이오텍으로 말하면 열심히 개발한 신약이 허가를 받아 팔리는 단계쯤 되려나.

 

사진: Unsplash 의 Manki Kim

 

2023년 5월, 어느덧 창업 6년차 벤처기업이 된 노벨티노빌리티는 글로벌 신약개발이라는 망망대해를 항해 중이다. 지금이야 어쩌다 보니 신약개발이 온 나라의 숙원사업이 되기도 했다지만, 애당초 이쪽 바닥 출신이 아닌 내 관점에서 신약개발은 벤처의 사업 아이템으로는 최악이다. 본질적으로 일부 사업은 돈 많이 들고, 오래 걸리고, 경쟁도 심하고, 공부도 꾸준히 해야 하고, 제대로 가고 있는지 파악하기 힘든 경우가 있다. 그리고 이 모든 수식어들의 앞에 "더럽게"를 붙이면 그게 신약개발 사업이 된다. 

 

주변을 둘러보면 이 더럽게 어려운 사업을 어떻게 끌고 가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는 듯 하다. 필요한 분들께는 주기적으로 나름 열심히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지만, 떠벌리기나 설레발치기를 좋아하지 않는 성격상 내가 하는 이야기는 대부분 건조한 단답형이다. 오죽하면 투자자들조차도 별것 안 하는 것 같은데 뭔가 되는 게 신기하다고 할까. 하지만 한 발만 가까이 와보면 우리가 겉으로 보이는 우아함 속에서 얼마나 처절하게 바둥거리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이 이야기는 노벨티노빌리티의 항해기인 동시에 조부사장의 바이오텍 탈출기이다. 

 

사진: Unsplash 의 Math

 

To be continued...


글  CFBO  조성진

편집  권오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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