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r Story

출근하고 싶은 공간

NVNB 2023. 3. 16. 13:12

공간이 주는 분위기가 있다. 넓은 바다를 마주했을 때. 높은 산에 올랐을 때. 조용한 사찰이나 성당에 갔을 때. 우린 다양한 감정을 느낀다. 뭔가 거창하게 시작했지만, 우리가 가장 자주 가는 공간은 집. 그리고 회사일 것이다.

회사란 공간은 나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는 '가기 싫은 곳', '딱딱한 곳', '삭막한 곳' 등 부정적인 단어들이 먼저 생각나곤 한다. 나 역시 지난 두 곳의 회사는 그런 느낌이었다. 항상 만원 지하철에 몸을 실어야 했고 나 스스로 걷는 느낌이 아닌 사람들에게 끼어서 겨우 지하철역을 빠져나오곤 했다.

지하철에서 나와선 저렴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사들고 또 좀비처럼 회사에 출근하는 일상이었다. 점심시간에는 또 사람으로 꽉 찬 엘리베이터를 타고 점심을 먹고 또 오후를 보내는 반복적인 삶이었다.

세 번째 장소는 판교에 위치해 있다. 다만 흔히 판교라고 이야기하는 판교역 근처는 아니고 서판교 쪽에 위치해 있다. 사람이 많고 붐비는 걸 좋아하지 않는 경영진분들의 성향이 적절히 반영된 곳이라고 생각한다. 회사는 약간 고즈넉한 분위기(?)가 있는 곳에 있다.

물론 회사이니 가끔 가기 싫을 때가 있다. 하지만 출근할 때는 약간 가벼운 마음도 든다. 얼핏 피크닉 가는 느낌이랄까? (절대 육아에서 벗어나 기뻐서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런 기분이 드는 데에는 장소가 주는 느낌이 크다.

노벨티 노빌리티 본사는 일반적으로 회사들이 많이 찾는 위치는 아닌 것 같다. 지하철역이 조금은 멀어 교통이 약간은 불편하다. 식당과 카페는 많은 편이지만 주말에 데이트 장소로 적합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나, 아기자기한 느낌의 카페가 많다.

직장인들을 위한 '밥집'은 찾기가 어려운 편이다. (거기다 월요일에 쉬는 곳이 너무 많다!) 카페도 단지 카페인이 필요한 우리에게는 약간은 맞지 않는 느낌이긴 하다.

주말에는 사람이 좀 많기도 하지만 주중에는 한가한 느낌이다. 큰길만 건너면 탄천과 이어지는 운중천이 있어 산책하기 좋다. 날이 좋은 날에는 근처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이 나와 산책하는 걸 지켜보는 것도 아주 행복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또 회사 뒤쪽으로 가면 얕으마한 산도 있다. 주변에 프랜차이즈 카페는 없지만 친절한 사장님이 계시는 동네 카페도 있다. 회사에 앉아 있으면 초록 초록한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원래도 바다보다 산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공간이다. 

2921년 가을, 근처 식당에서 점심 먹으러 온 김에 아들과 회사에서 한 컷!

사람마다 필요로 하는 것들은 다를 것이다. 어떤 사람은 회사 근처에 프랜차이즈 카페가 꼭 있어야 하기도 하고, 싸고 맛있는 식당이 있어야 하기도 하고, 교통이 제일 중요한 사람도 있다.

회사의 입지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나에겐 회사가 가고 싶은 곳이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좀 더 재미있게 일할 수 있을 테니까. 앞으로 우리 회사도 이사를 해야 할 것이다. 연구소와도 합쳐야 하고, 또 인원이 늘어나면 더 넓은 곳으로도 가야 한다. 그때에도 지금처럼 가고 싶은 장소에 우리 회사가 있으면 좋겠다!